심혈관질환
다리가 아파요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윤영진
심혈관질환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윤영진
흔히 다리가 아프면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협착증, 관절염, 근육통 혹은 그냥 나이가 들어가서 생기는 증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다리 통증이 말초동맥질환 때문에도 다리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말초동맥질환은 심장과 뇌를 제외한 다른 부위의 혈관(동맥)이 좁아지는 질환을 말하며, 대부분 말초동맥질환이 하지동맥에서 흔히 발생하여 일반적으로 말초동맥질환은 하지동맥질환을 의미합니다. 말초동맥질환도 심혈관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처럼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좁아져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지 않아 발생합니다.
좁아진 다리 혈관으로 충분한 혈액이 하지 근육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동안 종아리, 허벅지 혹은 엉덩이 부위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발생합니다. 특히 이러한 증상이 휴식하면서 바로 호전되고 다시 움직일 때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간헐적 파행’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형적인 증상은 말초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의 10~35%에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통증이 유발되지 않더라도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사람보다 걷을 때 나란히 걷기 어렵거나, 다리에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면 말초동맥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맥경화가 더 악화하면 혈관이 완전히 막히게 되어 산소가 거의 공급이 되지 못하면서 발에 생긴 상처가 호전되지 않거나, 발가락이나 발에 괴사가 발생할 수 있고, 적절한 시기에 혈관을 넓혀주지 않으면 절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림 1. 말초동맥질환의 증상들
이러한 말초 동맥이 있는 사람 중 반수 이상에서 심혈관이나 뇌혈관 질환이 동시에 있습니다. 따라서 말초동맥질환 환자들은 말초동맥질환 자체의 문제보다는 뇌졸중, 협심증, 혹은 심근경색증 문제가 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말초동맥질환에 대해 인지와 조기 진단 및 치료는 다리는 보전하는데도 중요하지만 다른 동맥경화 질환인 협심증,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말초동맥질환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65세까지 20% 정도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험 인자들은 식이요법과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 및 약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위험 인자가 있다면 당신은 말초동맥질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진단은 환자의 위험 인자 및 증상 확인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다리로 지나가는 동맥의 맥박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도 하나 이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말초동맥질환의 의심되는 환자에게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는 ‘발목 위팔 지수(Ankle-brachial index, ABI)’의 측정입니다. 이 검사는 매우 간단하고 통증이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 쉽게 설명해 양측 팔과 다리의 혈압을 측정하여 혈압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말초동맥질환 여부를 진단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다리에서 측정한 혈압이 팔에서 측정한 혈압의 90% 이상이 되면 정상으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이 검사는 말초동맥질환의 존재 여부만 알 수 있어, 말초동맥질환이 확인되면 추가적인 영상검사(초음파 검사, CT 검사, MRI 검사 혹은 혈관 조영술)를 통해 정확한 병변의 위치를 파악하고 결과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증상의 개선을 위해 운동 요법 및 약물 치료를 진행하고 일부 환자에서는 시술 혹은 수술이 권유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심혈관이나 뇌혈관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동맥 경화의 위험 인자(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에 대한 관리를 위한 운동, 식이 조절 및 약물 요법이 동시에 시행됩니다.
① 운동
말초동맥질환의 최고의 치료는 정기적인 운동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3회 이상, 30분 이상의 걷기 운동이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권고되고 있습니다. 말초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일주일에 3~4회 정도, 다리의 통증이 발생 후 가능한 범위에서 운동을 지속적으로, 운동의 양을 서서히 증가시키면서 운동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는 다리 통증 완화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② 식이조절
일반적으로 말초동맥질환이 있는 사람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섭취 자체를 줄이고, 특히 트랜스 지방(튀김에 쓰이는 기름 등) 및 포화지방(쇠기름, 돼지기름, 버터, 코코넛 기름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식이조절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절되지 않을 경우 약물적인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③ 금연
흡연은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및 말초동맥질환의 강력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흡연 중이라면 반드시 금연을 해야하며, 이는 말초동맥질환 자체의 진행을 늦춰줄 뿐아니라, 심뇌혈관 관련 질환도 감소시켜 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금연을 위한 약제도 개발되어 금연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④ 약물 요법
일부 약제는 다리의 통증을 위해 처방되지만,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이 심혈관이나 뇌혈관 질환이므로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 제제 및 콜레스테롤 강하제 등이 사용됩니다. 약은 환자의 상태 및 위험 상황에 따라 선택되어 지게 됩니다.
⑤ 시술적 치료
경피적 동맥 성형술은 대퇴 동맥 등을 이용해 혈관 안으로 작은 카테터를 삽입하여 좁아진 부위를 풍선이나 스텐트를 삽입하여 치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치료는 혈관으로 기구가 들어가는 부위(천자 부위)에 대한 국소 마취만 시행한 후 진행되고, 일반적으로 피부 절개가 필요하지 않아 수술이 아닌 시술로 분류됩니다.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하므로 조기 보행 및 퇴원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말초동맥질환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며, 경우에 따라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림 2. 우측 허벅지 동맥이 막혀 있는 환자에서 스텐트를 이용한 시술 전 후의 CT 영상
⑥ 수술적 치료
최근에는 시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 시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신체 부위에 있는 혈관(정맥)을 이용하거나 인조혈관을 이용하여 막힌 혈관을 우회하여 혈관을 이식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시술적 치료에 비해 혈관 개통이 유지되는 기간이 긴 장점이 있으나 전신 마취가 필요하며, 혈관 이식을 위해 다른 부위에 상처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시술 및 수술적 치료는 주치의가 환자의 전신 상태 및 말초동맥질환의 정도에 따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