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협심증, 니트로글리세린 외
울산의대 강릉아산병원
이창근
협심증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심장 근육에 필요한 산소량 (심근 산소요구량)에 비해 심장 근육에 공급되는 산소량 (심근 산소요구량)이 부족한 것이다. 이는 우리가 무릎을 꿇고 있을 때를 상상해 보면 이해가 쉬운데, 무릎을 꿇고 있으면 혈관이 접혀져 무릎 아래의 근육에 공급되는 혈류량이 줄어들고, 따라서 이들 근육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부족해져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필요한 산소요구량에 비해 공급량이 적은 것을 허혈이라고 하고, 심장근육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심장병을 허혈성 심질환이라고 한다. 이러한 허혈성 심질환의 가장 많은 원인이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혈관, 곧 관상동맥이 여러가지 내외적 요인에 의해 진행되는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이러한 죽상동맥경화성 관상동맥 협착이 안정형 협심증의 주요 병인이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협심증상을 감소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약제의 작용기전은 기본적으로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심근에 혈류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거나, 심근 수축력이나 심박동수를 감소시켜 심장에서 요구되는 산소의 양을 감소시켜 산소공급과 요구량 사이의 불균형을 개선하거나 예방하는 것이다. 심근허혈과 협심증을 완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약물은 질산염제제, 베타차단제 및 칼슘차단제이다.
질산염제제
질산염제제는 과거에 다이너마이트를 만들던 TNT의 원료였다. 이 질산염의 일종인 amyl nitrate가 흉통에 효과가 있는 것이 발견되고, 1878년 William Murrell이라는 의사가 처음으로 그의 친구에게 처방하게 되면서 협심증을 호전시키고 혈압을 감소시키는 것이 알려졌다. 질산염제제의 작용기전은 전신에 있는, 특히 정맥에 있는 혈관을 확장시킴으로써 좌심실의 용적 (전부하)을 감소시키고 동맥압 (후부하)을 감소시킴으로써 심근의 산소요구량 및 소비를 감소시킨다. 또한,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심근으로 가는 혈류량 (심근관류)을 증가시켜 협심증상을 완화시킨다.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이나 스프레이 제제는 운동시나 휴식시 흉통의 즉각적인 완화에 적합하며, 심근허혈 발작을 예방할 목적으로 계획된 운동을 하기 수 분전에 사용할 수 있다. 협심증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에는 지속형 질산염 제제를 사용한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두통이 있으나 장기간 사용하면 없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안면홍조, 오심, 구토, 저혈압, 실신등이 나타날 수 있다.
베타 차단제
베타 차단제는 교감신경의 베타 수용체를 차단하여 심박동수, 심근수축력 및 동맥압을 감소시켜 심근의 산소 요구량을 감소시킨다. 흉통의 빈도를 줄이고 심근경색의 재발과 심혈관 사망률을 감소시킨다. 베타 차단제는 흔히 안정형 협심증 치료를 위하여 질산염 제제와 병용한다. 질산염 제제는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반사적으로 빈맥을 일으킬 수 있으나 베타차단제를 같이 사용하면 약화될 수 있어 이 두가지 약물을 병용하면 각각의 약제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심박수는 50-60회/분 정도로 조절한다. 부작용으로는 서맥, 동정지, 방실 전도 장애, 심근 수축력 저하, 기관지 경련, 피로감, 우울증, 성기능 장애 등이 있다.
칼슘 차단제
칼슘 차단제는 칼슘통로를 통한 칼슘의 유입을 차단하여 심근의 수축력을 감소시키고 말초 혈관의 확장을 일으켜 혈관 저항을 떨어뜨리고 동맥압을 낮춰 심근의 산소 소비량을 감소시킨다. 또한 관상동맥을 확장시켜서 심근으로의 혈류 공급을 증가시켜 항협심 작용을 나타낸다. 특히 관상동맥의 경련성 수축이 주요한 병인인 변이형 협심증과 관상동맥의 확장능이 감소된 환자에서 칼슘 차단제의 효과가 크다. 부작용으로는 저혈압, 변비, 말초 부종, 심부전 악화, 서맥 , 방실차단, 두통, 안면홍조 등이 있다.
고려사항
협심증 치료 약물을 선택하는데 먼저 고려할 사항은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베타 차단제는 심근경색증 후 이차예방을 위해 사용되었을 때 심혈관 질환을 감소시켰으며 특히 고혈압 환자의 사망률과 이환률을 모두 감소시켜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일차적으로 추천되는 약제이다. 반면 질산염 제제 등은 사망률의 감소에 대한 효과는 명백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환자의 증상과 특성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될 때 효과적으로 협심증을 치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