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정신을 잃었어요
강원대학교병원
허애영
심혈관질환
강원대학교병원
허애영
실신은 일반적으로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지나 특별한 조치 없이 짧은 시간 내 다시 의식을 회복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실신의 발생 빈도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증가하여 요양원에 있는 75세 이상의 노인들의 6%에서 적어도 1번 이상 실신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실신은 실신을 유발시키는 여러 가지 질환이나 요인에 따라 1) 심장 신경성 실신 (혈관 미주 신경성 실신), 2)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실신, 3) 심장과 폐 질환에 의한 실신, 4)신경계 질환에 의한 실신, 5) 원인을 알 수 없는 실신 등으로 구분합니다. 다양한 실신의 원인들 중에서 일시적인 자율 신경계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는 심장 신경성 실신이 가장 흔하며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실신도 흔히 관찰됩니다.
특히 노인에서 발생하는 실신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인은 젊은 연령층에 비해 자율 신경계의 예민도가 저하되어 있고 체내 수분이 부족한 상황에서 혈압에 영향을 주는 약물을 복용하면 혈압 저하로 인한 실신이 잘 유발될 수 있습니다.
① 심장 신경성 실신 (혈관 미주 신경성 실신)
심장 신경성 실신이 발생하는 기전은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역겨운 냄새, 끔찍한 광경, 예기치 않은 통증, 혈액 검사와 같이 혈관이 바늘로 찔릴 때, 여러 시간 동안서 있는 경우, 더위, 탈수, 운동, 배뇨, 배변, 기침 등의 여러 요인들이 실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심장 내로 혈액 유입이 감소하고 심장 내 혈액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져 과도한 심장 수축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 신호는 뇌로 전달되어 우리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혈압과 맥박수가 떨어지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실신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종류의 실신은 곧 의식이 회복되며 누운 상태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②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실신
정상 성인이 눕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 심장으로 유입되는 혈액 양이 감소되어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의 활성도가 조화를 이루어 혈압이 저하되지 않고 유지가 되지만, 이러한 보상 기전에 장애가 있으면 갑자기 일어날 시 혈압이 떨어지고 이를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실신이라고 합니다.
자율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당뇨병, 만성 알코올 중독증, 매독 등의 질환, 약물, 체액 부족 등의 요인들이 이러한 종류의 실신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체내 수분이 부족한 경우 노인층에서 잘 발생합니다.
③ 심장과 폐 질환에 의한 실신
심장 기능 장애를 가진 환자에서는 운동 시 필요한 심박출량 (전신 혈액 순환을 위해 1분 동안 심장이 박출하는 혈액의 양)이 증가되지 않아 실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한대동맥판막 협착증, 심근 경색증이나 협심증으로 인한 심근 허혈 (심장 근육이 필요로하는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 부정맥, 심한 폐동맥 색전증 (혈전, 지방 등이 폐 혈관을 막은 상태), 대동맥이 찢어지는 경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④ 신경계 질환에 의한 실신
신경계 질환은 실신의 흔한 원인이 아니나 빗장밑동맥 (대동맥에서 시작되어 머리나 팔 부위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혈관)이 좁아져 다른 뇌 부위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혈관으로 역류가 일어나 실신이 유발될 수 있으며 심한 편두통으로 인해 실신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⑤ 원인을 알 수 없는 실신
여러 가지 진단적 검사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을 밝힐 수 없는 실신일 경우 원인을 알 수 없는 실신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실신은 여러 가지 요인이나 질환들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여러가지 진단적 검사가 필요하게 되며, 주로 시행되는 검사는 심전도 검사와 심장 초음파 검사, 24시간 심전도 검사, 운동 부하 심전도 검사, 기립경사 검사, 전기 생리학적 검사 등이 있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하여도 실신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에는 삽입형 루프 기록기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혈관 조영술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실신은 간질과 임상적으로 차이가 있으나 실신을 간질로 잘못 진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실신은 여러 원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뇌 전반에 혈류가 저하되어 의식 소실을 하게 되고 수 분 내에 다시 정신을 완전히 회복하는 반면, 간질은 특별한 원인 없이 뇌에서 비정상적인 전기가 발생함으로써 생기는 증상을 말합니다. 실신과 간질의 구별은 직접 진료를 하는 의사들도 쉽지 않지만 감별 진단에 도움이 되는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뱃속에서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 이상한 맛 또는 냄새, 이미 본 느낌 (데자뷰), 눈앞에서 불빛이 반짝이는 환시 등의 전조 증상이 있으면 간질 발작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의식 소실 전에 심 박동이나 가슴 통증을 느끼면 심장 질환으로 인한 실신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머리가 어찔어찔하거나, 식은 땀이 나거나, 메스껍거나, 청각과 시각 기능이 떨어지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이것들은 실신을 시사하는 소견들입니다.
또한 의식이 없을 때에 자동증, 머리를 회전하거나 특정한 자세를 취하고 간대 경련, 전신 경련 등이 뚜렷이 목격된다면 간질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의식을 회복한 후 엉뚱한 말을 하는 등 혼돈 증상이 수분 간 뚜렷하거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외상이 없었는데도 의식 회복 후 심한 두통이나 근육통을 호소한다면 간질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질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뇌파 검사나 뇌영상 검사 , 비디오-뇌파 감시 등이 유용한 진단 검사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