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가슴이 아파요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안성균
심혈관질환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안성균
흉통/흉부불쾌감은 흔한 증상으로 외래 환자의 약 1~2%, 응급실 환자의 약 1.9%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에서 흔히 동반되나, 심혈관 질환 외 다른 원인으로도 나타나며 [그림1], 원인 질환에 따라 임상적 중요성과 예후가 다르다. 따라서 관상동맥병, 대동맥 질환, 심낭질환, 폐질환 등 응급상황이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흉통/흉부 불쾌감의 감별이 중요하다.
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허혈심장병이라 하며, 심장에 피와 산소를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흉통을 유발하는 것이 협심증이며, 죽상반 파열, 혈관 수축 등에 의해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완전히 차단되어 심장 근육의 괴사가 일어나는 것을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그림 2].
허혈심장병의 위험요소로는 고령 (남자 45세 이상, 여성 55세 이상),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흉통이 발생하면 우선 허혈심장병을 의심해야 한다.
협심증의 증상은 환자마다 다양하게 표현되는 데, 특징적으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보다는 대체로 둔한 통증 혹은 불편한 느낌을 호소한다. ‘가슴이 아프다’, ‘쥐여 짜는 것 같다’,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이 따갑다’, ‘짓누르는 듯하다’, ‘숨이 막힌다’ 등의 증상이 가장 흔하며 때로는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동반한다. 그러나 허혈심장병 환자의 약 20%에서는 통증이 전혀 없거나 비전형적으로 나타나며, 당뇨병이 있거나 노인에서 그 빈도가 높다. 노인들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함께 폐부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발현될 수 있고, 갑작스러운 의식소실, 혼돈상태, 심한 무력감, 부정맥, 혈압의 저하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허혈심장병에 의한 통증은 대개 가슴의 중앙부분 혹은 흉벽의 양쪽 부위를 모두 걸쳐 나타나며, 정확한 위치를 지적하기가 어려운 경향이 있다. 아픈 부위가 손가락으로 지적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부위이면 허혈심장병의 가능성이 낮다. 허혈심장병에 의한 통증은 팔 특히 좌완 안쪽으로 방사되며, 손목, 명치, 왼쪽 어깨, 목이나 턱 등으로도 방사될 수 있다. 이러한 방사통은 심낭염이나 식도염, 경추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감별을 요한다. 대동맥 박리나 대동맥류가 확장되는 경우에는 흉통이 등쪽으로 방사되기도 한다.
안정협심증인 경우 흉통이 2~10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수초간의 매우 짧은 흉통은 대부분 협심증에 의한 것이 아니다. 만약 전형적인 흉통이 10분이상 지속되거나 휴식 시에도 나타난다면 불안정협심증을 의심해야 하며, 흉통이 30분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급성심근경색, 심낭염, 대동맥 박리증, 근골격 질환, 대상포진, 정신적 흉통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안정협심증은 특징적으로 운동이나 활동에 의해 유발되는데, 추운 날씨에 식사를 많이하고 언덕이나 계단을 오를 때 나타나는 흉통은 전형적인 안정협심증의 증상이다. 그 외에도 흡연, 과음, 과로, 정신적 스트레스, 갑상선 항진증, 감염, 빈혈 등에 의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식후, 추운 날씨, 감정적으로 흥분한 경우나, 낮보다는 이른 아침에 흉통이 잘 발생한다고 한다. 유발요인이 없어도 전형적인 협심증 증상이 생기면 혈관수축에 의한 변이형협심증이나 성관동맥증후군 등을 고려해야 한다.
안정협심증은 흉통이 발생하였을 때 즉시 휴식을 취하거나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을 혀 밑에 넣게 되면 1~5분 내로 흉통이 사라진다. 만약 10분 이상 걸리게 되면 불안정협심증, 급성심근경색증 등의 급성관동맥증후군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흉통을 의심해야 한다. 니트로글리세린은 식도경련, 식도염에 의한 통증도 완화시킬수가 있다. 급성심낭염에 의한 통증은 특징적으로 몸을 앞으로 구부림으로 완화되고, 소화성 궤양에 의한 통증은 음식을 먹거나 제산제 복용으로 좋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늑막염인 경우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경우 통증이 심해진다.
흉통과 함께 식은땀을 심하게 흘리는 경우 매우 심각한 상태를 의미하며, 급성심근경색, 폐색전증, 대동맥박리 등을 우선 의심해야 한다. 오심, 구토는 하벽 심근경색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심근경색, 기흉, 폐색전증은 대부분 호흡곤란이 동반된다. 객혈이 동반되는 경우는 폐색전증, 폐암 등을 의심할 수 있고, 열이 나는 경우는 폐렴, 늑막염, 심낭염 들을 의심할 수 있다.미국심장학회의 협심증에 의한 흉통에 대한 권고안을 소개하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첫째, 특징적인 가슴통증 혹은 불쾌감이 2-10분정도 지속되고, 둘째로 운동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며, 셋째로 휴식 혹은 니트로글리세린에 의해 사라지는 세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할 경우 전형적 흉통(typical angina)이라고 정의하였다. 위 조건에 해당되지 않거나 하나만 만족시킬 경우는 비심인성 흉통 (nonanginal chest pain)이라고 정의하였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흡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가족력 등의 허혈심장병의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환자가 전형적 흉통이 나타나면 반드시 심장내과 진료가 필요하다.